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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부가 나를 자꾸 따라다닌다記錄/함께 2021. 10. 10. 20:21
엄마, 아빠랑 제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몇 년만의 가족 여행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오랜만의 여행
int omission = brother;
나 요즘 코딩 배워서 한 번 해봤어
이제 먼 곳을 갈 때는 그랜저를 탄다
불쌍한 싼타페
그니까 누가 고속도로에서 퍼지랬냐고!
의림지
전경이 예쁘고 정말 잘 닦여있는 공간이었다
제천은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시골이었어서
의림지가 더 예뻐보였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자연을 많이 즐길 수 있어서 제천 자체에 대한 감흥은 좋았다
이건 제천 가서 먹은 첫 끼 식당 마당에서 본 나비
7월 말인가, 8월 초에 지수네 회사에서 나비 스티커 붙이기 일일 알바 하면서 봤던 나비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서 오랫동안 고민했다...
고민해도 답은 못찾았다
포-기
이 동영상 보고 누가 내 말투 킹받는다 했었는데 누구였지
더덕구이 정식이었나
암튼 맛있었음
의림지 이름의 유래가 뭐였는지 읽었었는데
그것도 기억 안 남;
이제 ;를 입력하면 코딩밖에 생각이 안 난다
물론 나는 덧셈 프로그램밖에 만들 줄 모름ㅁ
동일한 장소에서 minox 35 el 로 찍은 사진
하늘이 밥아저씨 그림처럼 나왔다
무척 몽환적이고
음...
뭔가 AI가 그린 그림 같기도 하다...
의림지에 투명 다리가 있는데 그 아래로 있는 절벽이 참 기이하고 아름답다
그 투명 다리는 스크래치가 많이 남아서 더이상 투명하지 않았다는 후문...
첫 날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이 정도라도 결과물을 내어준 미녹스에게 박수!
나는 어쩌면 이들 부부의 사진 셔틀이었는지도 모르게
많은 찍사 명령을 받았다
저 아저씨가 메고있는 저 가방 나 중학교? 고등학교 1학년? 때 산 가방
그 때 슬링백이 유행이었나 아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내게 버림 받은 이후로
활동성이 최고 중요한 50대 아저씨에게 초이스당해서
약 10여년간 생존할 수 있었다
사실 저 때 아빠 머리 뽑는 컨셉샷 찍고 싶었는데
버르장머리 없다고 모르는 사람들한테 혼날까봐 참았다
우리 아빠도 머라 안 하는데..
한 가지 정말 화가 났던 것
엄마는 사진을 너무 못찍는다
사진 학원이라도 좀 다녔으면 좋겠어, 엄마
사람 다리를 잘라버릴 건 없잖아
미용사 둘이 있을 때
예쁜 머리를 한 미용사와 쑥대머리를 한 미용사
둘 중 후자에게 머리를 맡기라는 말이 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엄만 좀 너무하지 않나
날씨가, 하늘이
특이했던 날이라
다른 카메라로 찍었으면 어떻게 나왔을까 너무 궁금하다
하지만 미녹스의 휴대성... 포기할 수 없어
어떤 부부랑 같이 오리배를 탔다
태어나서 처음 타봤나?
내 기억은 믿을만한 게 못되지만, 지금의 기억으로서는 처음이었던 것 같으니
그런 걸로 하자
둘은 앞에 앉아서 발을 굴러야 하고,
하나는 뒤에 앉아서 상위 계급자처럼 가만히 앉아 감시만 하면 되는데,
아줌마가 뒷자리에 앉았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아줌마가 이겼거든
어떻게 맨날 가위바위보를 잘 하는 거지?
암튼 우리를 방향키 조절하듯 잔소리를 겁나게 해서
아저씨랑 나는 일부러 말을 안 듣고 더 돌아다녔다
짐을 풀고 인근에 있는 숲에 놀러 갔는데
약간 미드소마 재질 길목이 있었다
나무 밑동으로 진을 쳐놓고 안에서 버섯을 키우고 있다고 쓰여져 있었는데
버섯은 못봤고... 암튼 그랬다
이 날 숲에는 우리뿐이었다
사실 우리가 제천으로 여행을 간 건
제천에 경찰 수련원이 있어서
출입구부터 이상한 군가같은 노래가 엄청 크게 퍼져나오고 있었다
굉장히 당황했고
보수적인 경찰 수련원인가..
아니면 간첩 타도 뭐 이런 경찰의 정신을 담은 투지를 보여주겠다는 건가..
진짜 별 생각을 다 했다
노래를 들은 친구는 사실 여행은 거짓말이고 부모님이 현아 정신 교육 받으라고 보낸 거라는 설도 제시해줬다
그게 일리 있어 보일만큼 괴랄하고 이상한 상황이었음
엄마 아빠도 이상하게 여겼는지
출입구를 통제하는 요원에게 가서 물어보기까지 했다
알고 보니 시공 전부터 제천의 해당 지역 주민들과 수련원 간의 마찰이 있었고
데모를 위해 스피커 또는 확성기로 한 곡 반복을 플레이해왔던 것
활기찬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아주 서윗하고 자상하신 분들...
이건 첫 날 밤에 시켜 먹은 치킨이랑 골뱅이 무침
수련원에서 팔고 있는 음식이 꽤 다양해서 좋았다
고 하기엔 딱 두 개 시켜 먹음
우리 가족은 원체 식사량이 많지 않아서
당장 먹어야 하는 골뱅이 무침부터 해치우고
치킨은 거의 남아서 집에 다 싸갔다
근데 치킨 진짜 맛있었음
혹시 제천 경찰 수련원 서칭하다가 이 게시글에 들어오신 분이 있다면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있다면
치킨 드세요
강추
맥쥬는 버드와이저
잇츠 마이 초이쓰-
아줌마랑 치얼쓰-!
둘 째날 간 곳은 청풍문화재단지
출입구에서 표 검수하시는 분께 부탁을 드려 셋이 사진을 찍었다
밤부터 비가 왔는데 낮까지도 비가 이어져서 우산을 쓰고 다녀야 했다
비는 세게 오다가도 잠시 부드럽게 내리고
그러기를 반복했다
사진 셔틀 취급을 참을 수 없던 킴은 분노에 차 도망쳐버렸고..
외딴 정자에 앉아 혼자 거미 구경을 했다..
엄마의 강압적 화해 시도 덕에 끌려나와서는
초가집 지붕에 달려있는 조롱박을 구경하면서 강제 촬영 당했다
꺄와이
비에 젖은 이끼 가득한 나무 겉면 너무 예쁘다
집에 가는 길에 들른 이천 휴게소
휴게소가 유명하다는 게 이해가 안 갔지만
들러보니 왜 유명한지 알겠더라
집에 갈 때가 되니 날이 확 개였다
휴게소에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옆에 있는 공원에는 사람이 아예 없었다
커여운 토끼 풍선
가까이서 보면 날파리 시체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저거 충격 받은 모습임
커피 한 잔
이 사진 약간 일본인 남자처럼 나왔다
마음에 들어
공원에서 마주친 외계인에게 접촉을 시도하는 아저씨
어떤 부부가 나를 자꾸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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