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만나줄 거야~ 발언 금지

 

나는 언제 만나줄 거야~

만나자고 하지도 않고서 이런 발언하면 할미처럼 됩니다

 

 

박쥰이랑 쌀국수 먹다가 할미랑 우연찮게 통화를 했는데

 

야 기며나~ 나랑은 언제 만나줘~

 

???

 

내일 바라산으로 나와

 

진짜 괘씸죄입니다

 

도망치려다 실패한 할미는 어쩔 수 없이 끌려나왔고

박쥰은 산악회 컨셉으로 코스튬 안 하면 참가 안 한다고 으름장 놓길래 협의 보고 모였다가 시작된

은구산악회 1회 모임

 

근데 이 새끼들 다 지각했다

나도 늦어서 택시타고 갔는데 내가 젤 빨리 도착해서 10분 넘게 기다림.. ^0^

 

 

 

지독한 컨세ㅂ러

 

너무 지독해서 부끄러웠다

 

 

 

할미는 열심히 갖춰입긴했는데

 

왜 힙쟁이 느낌 나는지 모르겠고

 

 

 

나는 집에 등산복이 얼마 없어서.. 선택지가 없었고..

 

엄마가 나보다 10센치나 작아서 그나마도 입을 수 있는 게 더 없었고..

 

박쥰이 2-30대 이쁘니 등산러 복장같다고 반칙이라 했다

 

나름 목에 손수건도 메고.. 선그라스도 가져왔는데..

 

 

 

기준을 본인으로 두면 내가 어떻게 맞추나

 

 

 

높지 않은 산이라지만 몇 년만에 해보는 등산이라 넘 힘들었다

 

날씨 너무 좋았고

 

레깅스 뚫고 산모기가 내 다리를 물던데

 

얘네 제정신인가

 

아무튼 나름 정상도 찍음!

 

 

 

지나가던 아저씨 붙잡고 사진도 한 방 찍고

 

 

 

자벌레 사진이 없는데

자벌레가 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 많았다

 

박쥰이 나무를 툭치면 우수수수수수수 떨어졌다

마치 탈모인이 머리를 말릴 때 머리칼이 빠지는 것처럼

(는 몇 달전 내 애기 - 나 잠깐 탈모였을지도)

 

 

 

하산에 약간 트라우마가 있는 킴씨는

두려움에 떨며 엉덩이로 슬라이딩을 하기도 했답니다-  와하하 부끄럽지만 사실

 

(웃고있지만 저건 웃겨서라기보다, 공포 구간을 탈피했다는 안도감에 웃은 것이다)

 

모두 나를 비웃었지만...

난 진지했다...

 

어릴 때 가족끼리 등산을 갔다가

무섭다고 징징징징징대던 킴을

마치 사자가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마냥 버려두고 하산하신  부모님 덕에

어린 킴은 꺼이꺼이 울면서 엉덩방아 슬라이드 스킬을 획득했고...

 

그 스킬을 스물 다섯까지 쓰고있다

 

캄사합니다... 부모님...

 

 

 

 

바라산에서 내려오면 바로 슈퍼가 있는데

거기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내려오니 세상세상

이런 행복이 없수다

 

할미의 농간에 속아 수만리를 걸어 냉면을 먹었고

은구 산악회 2회를 기약했건만

할미는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아직 그 날이 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나랑은 언제 놀아줄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