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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면 사마귀로 사는 것도 괜찮을지 몰라
    그렇다 2021. 12. 23. 04:51

     

    사마귀는 교미 후에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다지

     

    인간은 왜 사나 

    오늘 또 이상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사마귀로 사는 것도 괜찮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인간이 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존재하기때문에 살아가는 거 아닐까

    존재의 이유는 출산에 있고

    출산의 이유는 성교에 있고.

    성교는 사랑의 증표인가, 번식의 욕구인가

    아니면 번식욕이 사랑의 증표인걸까

     

    여기서 막혀버렸지 뭐야

     

    생물학을 배우면 이런 것도 알 수 있니 유진아?

    불쌍한 생쥐 좀 그만 죽여

     

    사랑과 성교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사마귀가 떠올랐어

     

    사마귀는 일반적으로 교미 후에 죽음을 맞잖아

    뭐.. 일방적 살해라고 보자면 할 말 없긴한데..

    암컷도 알을 낳기 위해 먹는 거고..

    알을 낳고 나면 금새 죽어서 1년을 채 못사는 건 피차 일반이니까

    이건 넘어가자

     

    아무튼.

     

    사랑의 결말이 교미이자 죽음이라는 게

    꽤 괜찮은 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적어놓고 보니까 되게 위험한 발상같아보이네

     

    사랑이란 감정은 호르몬의 여파잖아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사회적 특성을 고려해,

    본능과 이성을 적절히 조절하는 과정을 꼭 필요로 하지

     

    나는 그게 종종 피로해

     

    그래서

    사마귀처럼 온 마음을 다 하고

    무언가에 쓸모를 다 하고

    기대 없이 죽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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