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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스웨덴 영화제] Run Uje Run (Spring Uje Spring), Henrik Schyffert波瀾 • 破卵 2021. 9. 15. 20:48
제 10회 스웨덴 영화제
2021.9.9-9.15 아트하우스 모모
Run Uje Run (Spring Uje Spring), Henrik Schyffert
영화는 카타르시스를 줘야만 하는가.
학부에서 공부를 할 때(그렇다고 지금 학부생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이 주제로 한창 고민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답을 내릴 수도 없었고 실제로도 답이 없는 부분인지라 그저 흘려보내야만 했던 생각들이지만, 전개 중에 갈등만 잔뜩 줘 관객을 자극해 놓고, 터무니없는 결말로 갈등을 무력화하는 작품들을 종종 볼 때마다 했던 생각은 '재미없다', 또는 '매력 없다'.
처음으로 대단한 카타르시스 없이 매력적인 작품을 만난 기분이다.
이게 스웨덴 영화의 정서인가, 싶기도 하다.
주인공 우예(Uje)는 한 손의 마비 증상에 병원을 찾는데, 파킨슨병을 진단받는다. 그는 가족에게조차 그 사실을 털어놓지 않고, 혼자 그 시간을 견뎌내려 애쓴다. 순조롭던 일상 속에서 사소한 일들에 좌절감을 겪기 시작하는 우예는, 파킨슨병의 증상인지 과민함이 야기한 모습인지 구분할 수 없으리만치 힘겨워 한다. 이전과 달리 굉장히 자기방어적이고 공격적인 행동들로 사회성이 결여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예는 이런저런 노력들을 시도함에도 좌절을 계속적으로 경험한다. 결국 사실을 고백하며 관계성을 회복하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는 짜임새 있는 갈등구조를 가졌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엔딩이 카타르시스라 할만한 감상을 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나에게 굉장히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예측컨대, 본인은 극의 전개 중에도 충분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Run Uje Run>은 독특한 연출로 실험 영화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치 뮤지컬처럼 이어지는 장면들이 신선하고 매력적인데, 멋스러운 풍자와 해학까지 더해져 '감상'이라는 행위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더욱이 우예가 자신의 이야기를 극 형식으로 풀어낸 각본에 본인을 연기했다는 점은, 관객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波瀾 • 破卵'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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