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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각색 및 시놉시스, < 소년이 온다 >
    波瀾 • 破卵 2020. 2. 11. 13:16

     

     

    영상문학론 소설 각색 및 시놉시스, < 소년이 온다 >

     

     

    기획의도

    대부분의 미디어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포함해 우리 역사의 항쟁을 언급할 때, 운동 당시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는 한다. 그러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도 상처를 지우지 못한 채 버티며 살아가야한다. 소설 『소년이 온다』 는 그동안의 것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빌려 민주화 운동을 풀어낸다. 기존에 많이 서술되었던 운동권 성인 남성의 관점을 중심으로 하지 않으며, 여성·미성년자·부모세대의 이야기들이 중첩적으로 구성을 이루고 있어 더욱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룬다. 특히 영화 매체에서는 이런 부분을 다루는 것에 더 미흡하기에 갈증을 해소해보고자 각색하려 한다.

     

    영화에서는 원작 대비, 민주 항쟁 이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춘다. 원작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영화는 그 중 3개의 에피소드(2장 검은 숨, 3장 일곱 개의 뺨, 5장 밤의 눈동자)만 사용한다. 순서는 2장 이후 3장과 5장의 에피소드를 교차적으로 보여주어, 유사한 아픔을 가진 둘의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설명하고자하는 서사는 민주화 운동 이후의 배경이므로, 민주 항쟁의 배경을 나타내기 위해 하나의 씬을 서두에 배치한다. 이후 두 개의 에피소드를 교차해 보여주며 동시대를 지난 두 명의 여성 캐릭터의 민주 항쟁 이후 삶을 보여준다. 두 개의 서사는 현재의 시점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지 않지만, 두 캐릭터는 과거에 민주화 운동이라는 시간에 서로 얽혀있다. 때문에 사이 사이 배치된 회상 장면은 한 캐릭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둘 모두의 동시대를 표방할 수 있다.

     

     

    주제

    : 5.18 민주화 운동 이후, 남은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구성

    감독:  김보라

    배우:  은숙역 전여빈,  선주역 이주영

     

     

    시놉시스

    인트로: 구덩이 바닥에 깔려있는 사람의 혼이 눈을 뜬다. 혼의 시선은 자신 위에 켜켜이 쌓인 시체 더미를 지나 밖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는데, 그 풍경이 참혹하다. 쓰러져있는 사람들의 가슴팍에는 민주화 운동을 암시하는 단어들이 적혀있고, 멀리서는 총성이 들려온다. (2장 검은 숨)

     

    이후 민주화 운동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은숙’(3)선주’(5)의 서사가 기///결로 쪼개어져 교차형식으로 진행된다. 파트(///)가 전환될 때마다 연관 되어있는 은숙과 선주의 과거(민주화 운동 시기) 과거 씬이 추가된다. (예시. 2(인트로) - 3장 기 – 5장 기 과거1 – 3장 승 – 5장 승 과거2 …)

     

    은숙의 이야기(3장 일곱 개의 뺨): 5.18 운동 당시 동생을 여읜 뒤, 출판사에서 일을 하던 은숙은 독재 정권을 비판, 민주화 운동 당시의 이야기를 하는 희곡집을 출판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작가와 출판사는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지만, 이내 정부의 감시망에 걸리게 된다. 은숙은 작가의 연락망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 차례 뺨을 맞는 등 곤혹을 치루게 된다. 결국 정부의 감시 속에서 완성된 희곡은 무대까지 서게 되고, 은숙은 그것을 보러 간다. 배우들은 민주 항쟁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대사를 내뱉을 수 없어 입을 뻥끗 거리고, 은숙은 직접 교정한 그 대사를 되뇌며 동생을 떠올린다.

     

    선주의 이야기(5장 밤의 눈동자): 선주는 노조 활동을 하던 여공 시절,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이야기와 수감 생활에 대한 인터뷰를 꾸준히 요청해 온 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결심하게 되어 녹음을 시작한다.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성희 언니를 떠올릴 때면 드는 자신도 모를 부채감을 덜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녹음을 시도하며 성희를 계속 회상하던 선주는 결국 성희를 만날 것을 결심하는데, 성희와의 약속 없이 무작정 찾아간 병원 로비에서 선주는 가만히 앉아 생각을 하다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성희의 안녕을 빈다.

     

    3장과 5장의 서사가까지 모두 종결되면, 은숙과 선주가 함께 시신을 수습하던 과거 씬으로 마무리.

     

    엔딩: 강당에 교복을 입은 학생 여럿이 모여 시신을 수습한다. 시신을 나르고 닦아내고 정리하는 사람들 사이로 은숙과 선주가 한 구의 시신 앞에 기도하듯 쭈그려 앉아있더니, 둘이 시신 위로 태극기를 덮어준다. 도입부(2)와 유사하게, 시신()의 시선에서 태극기가 덮어지는 것이 비추어진다.

     

     

    시나리오

    S#1. 공터 뒤의 덤불 숲 / 오후

     

    (혼의 시선으로 트래킹) 구덩이 맨 아래에서 눈을 뜬 혼은 자신의 위에 겹겹이 쌓여있는 시체들을 지나 구덩이에서 나와 밖을 본다. 덤불 숲 사이에는 구덩이가 군데 군데 파져 있다. 그 속과 밖에는 군인들이 실어 나른 시체들이 무더기로 쌓여있고, 사람들의 옷가지에는계엄 해제민주 쟁취같은 말들이 매직으로 적혀있다. 시체 더미 사이로 몇몇의 군인들이 지나다닌다. 총성과 함께 암전           .

     

    S#2. 극장 / 오후

     

    혼자 희곡을 보러 간 은숙. 극이 진행되던 중, 갑자기 배우들이 소리를 내지 않고 입 모양만 뻥끗거린다. 웅성거리는 관객들. 공허한 표정이던 은숙은 익숙한 듯 그들의 대사를 따라 읊조린다.

     

    은숙: (중얼대며)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당신을 보았던 내 눈이 사원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었던 내 귀가 사원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숨을 들이마신 허파가 사원이 되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계속 이어진다. 은숙은 눈을 감고 계속해서 읊조린다.

     

    은숙: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S#3. 강당 / 오후

     

    시신을 수습하기위해 모인 사람들이 곳곳에 간이 의자를 펴고 앉아있다. 강당 바닥에는 시신들이 태극기에 둘러싸져 누워있다. 동호와 은숙은 붙어 앉아 조그만 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동호: 근데 우리는 왜 태극기로 시신을 감싸는 거예요? 애국가는 왜 부르고요?

     

    은숙, 대답하지 않은 채 동호를 응시한다.

     

    선주: (N) 태극기로, 고작 그걸로 감싸보려던 거야. 우린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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