波瀾 • 破卵

[제 10회 스웨덴 영화제] Stockholm Stories, Karin Fahlén

김호나 2021. 9. 15. 17:45

제 10회 스웨덴 영화제
2021.9.9-9.15 아트하우스 모모
Stockholm Stories, Karin Fahlén

영화 <스톡홀름 스토리>(원제: Stockholm Stories)는 스톡홀름에 사는 다섯 명의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다섯은 성기게 얽혀 서로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존재가 되어주기도 한다.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작가 요한, 사랑에 버림받고 방황하는 안나, 경품 바구니를 부조리하게 빼앗기고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예시카, 아버지에게 압억된 삶을 사는 말더듬이 더글라스, 자신에게 편지를 쓴 발신인을 찾겠다는 일념에 빠진 토마스. 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삶에 가치 있는 일들을 성취하기 위해, 어떤 갈등에도 주저하거나 단념하지 않고 꿋꿋이 맞선다. 이 다섯이 각자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응원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영화는 등장인물 중 하나인 요한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언어는 전기이다. 전기를 끊으면 우리는 서로를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어떤 노력에도 실현되지 않는 요한의 욕망을 다소 강압적으로 실행에 옮기게 하는데, 몸에 폭탄을 차고 도시 전체를 소등시키는 요한의 행동은 다른 네 명의 인물들의 욕망이 요한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한다. 도시를 가득 메운 빛을 없애 그들이 서로를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스톡홀름을 어둠으로 장식한다. 상처와 실패로 점철된 영화 전반에 대조되리만큼 영화의 엔딩은 참 로맨틱하다. 특별할 것 없는 다섯 인간이 모여 도시를 이루는 그 모습이 마치 우리네 현실 같아 이름 다른 도시 어디에선가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수수한 엔딩이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Stockholm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