波瀾 • 破卵
2. self-portrait
김호나
2020. 2. 11. 13:42
디지털 사진 개론: 2. self-portrait
저의 초상사진을 어떻게 찍는 게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나는 나의 어떤 모습을 담고 싶은가 한참을 생각하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의 모습을 담기로 했습니다.
저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하지만 힘이 있는 저의 눈동자를 좋아합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그 눈동자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줌과 동시에,
가장 ‘나다움’을 표현하는 직관적인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찍히는 게 익숙지 않은 제가 카메라 앞에서 장시간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자세이기도 합니다. 제가 말한 자세는 몸의 동작보다는 ‘얼굴의 포즈’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를 담기 위한 클로즈업 샷의 사진들을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같은 표정과 각도로 렌즈 건너의 우리와 눈을 똑바로 맞추는 것이 당돌해 보인다 해도 좋습니다. 어쩌면 곧게 다가오는 시선이 지나쳐 무섭다고 느낄지도요. 나른해 보이기도, 어쩐지 할 말이 있어 보이기도 하는 저의 눈동자를 카메라 밖의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좋습니다. 저는 그런 제 모습이 썩 마음에 듭니다.